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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들의 만성통증과 정신질환: 악순환의 고리

베테랑들의 만성통증과 정신질환: 악순환의 고리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통증으로 깬다. 통증이 심해질수록 마음이 함께 무너진다. 군 경험을 뒤로하고 민간사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베테랑들에게 만성통증과 정신질환은 동시에 찾아온 짐이다.

토론토 대학 보건정책관리평가연구소 연구팀은 캐나다의 20명 베테랑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를 탐색했다. PLOS Ment Health 저널에 발표된 이 질적 기술 연구는 베테랑들이 만성통증과 정신질환을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는지를 깊이 있게 살펴봤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베테랑들은 만성통증과 정신질환을 독립적인 문제가 아닌 서로를 강화시키는 악순환으로 경험했다. 통증이 심해지면 정신질환이 악화되고, 정신질환이 심해지면 통증이 더욱 견디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사회적 고립, 정체성 상실, 대처 능력 감소, 그리고 도움을 받으려는 의지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베테랑들이 자신의 통증을 군 경험에서 비롯된 심리적 트라우마의 신체적 표현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단순한 신체 통증이 아니라 전쟁이나 군 경험이 신체에 남긴 흔적이라고 본 것이다. 한편 정신건강 진단이 때로는 자신의 통증에 대한 설명력을 제공하고 검증해주는 역할을 했다.

베테랑들은 이 두 조건 사이에서 지속적인 협상을 벌였다. 민간사회로의 재통합과 정체성의 변화라는 맥락 속에서 더욱 복잡해졌다. 군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어가면서 통증은 더욱 견디기 어렵게 되었고, 이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또 다시 신체 통증을 악화시켰다.

기존의 임상 및 정책 체계는 만성통증과 정신질환을 분리하여 다뤄왔다. 그러나 베테랑들의 실제 경험은 이 두 문제가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통증 클리닉과 정신건강 클리닉이 협력하는 통합적 치료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함의다.

베테랑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신체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을 때 정신건강 평가도 함께 받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정신건강 전문가들도 베테랑 클라이언트의 신체 증상을 단순 심인성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 셋째, 민간사회로의 재통합 지원 프로그램이 통증 관리와 정신건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The lived and living experiences of having chronic pain and mental illness among Canadian veterans: A qualitative descriptive study (Qualitative descriptive study, 20 participants)*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학술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