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건강

불안장애 치료 중 안전행동, 회피할수록 회복 더딘다

불안장애 치료 중 안전행동, 회피할수록 회복 더딘다

불안감에 사로잡히면 많은 사람들이 어떤 행동으로든 그 감정에서 벗어나려 한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공황발작 중에 누군가는 종이가방으로 숨을 쉬고, 사회모임 전에는 '이번엔 잘하겠지'라는 자기암시를 반복한다. 이런 행동들이 순간적으로는 불안을 진정시키지만, 실은 불안 자체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환자는 많지 않다.

독일 뮌스터 대학 등 독일 내 여러 정신건강 기관이 참여한 연구팀이 인지행동치료(CBT) 저널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노출 치료 중 '안전행동'의 역할을 최대 규모로 분석했다. 639명의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 공포증 환자들이 총 7,301회의 노출 치료에 참여했고, 매 회기 후 표준화된 설문으로 안전행동 사용 여부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는 명확했다. 치료자가 안전행동을 피하도록 지시했음에도 첫 번째 노출 치료 중 약 절반(50%)의 환자들이 안전행동을 보였다. 그중 가장 흔한 형태는 인지적 전략이었다. '최악은 아닐 거야' 같은 긍정적 자기대화나 불안감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이러한 안전행동은 회기를 거치며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더 자주 안전행동을 사용한 환자들은 증상 호전이 훨씬 적었다.

흥미로운 점은 안전행동의 빈도와 임상 증상의 관계였다. 더 높은 예기 불안과 실제 공포를 보인 환자들이 안전행동에 더 자주 의존했다. 마치 불안이 심할수록 회피하려는 강박이 커지는 악순환처럼 작동한 것이다. 또한 자가 노출 치료보다 치료자 지도 노출 치료에서 안전행동 감소 곡선이 더 가팔랐다. 이는 전문가의 직접적인 개입과 모니터링이 행동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노출 치료의 기본 원리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한다. 불안장애 치료의 핵심은 불안 자체를 없애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불안 속에서도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안전행동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불안을 피하거나 통제하려는 노력은 뇌에 '위협이 실제다'라는 메시지를 강화한다. 연구팀은 안전행동이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조기 개입이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치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지표들도 도출됐다. 예비 불안이 높거나 실제 공포 반응이 큰 환자들은 안전행동에 더 취약하므로, 초기 평가 단계에서 이런 신호를 감지하고 강화된 개입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치료자가 동석하는 노출 치료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자가 노출로 전환할 때 안전행동 회피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 훈련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개인차가 크다는 점도 시사했으므로, 획일적인 프로토콜보다 개별 맞춤형 모니터링이 더욱 중요하다.


📖 *Utilization of different types of safety behavior during exposure-based CBT for anxiety disorders and its correlates (다중기관 횡단연구, 639명)*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학술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