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장수

심장병 환자 혈중 텔로머라제 수치 높아 — 세포 노화 대응 반응으로 해석

심장병 환자 혈중 텔로머라제 수치 높아 — 세포 노화 대응 반응으로 해석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DNA 끝 부분의 보호 캡인 텔로미어(telomere)가 조금씩 짧아진다. 이 단축을 막아주는 효소가 텔로머라제(telomerase)다. 젊을 때는 활발하게 작동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진 이 효소가, 심장 혈관이 막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오히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튀르키예 여러 병원과 의과대학의 심장내과 및 유전학 연구팀이 *Genes (Basel)*에 발표한 이 전향적 사례-대조군 연구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CAD)으로 진단된 52명과 나이와 성별을 맞춘 건강한 대조군 50명을 비교했다. ELISA 방법으로 혈청 텔로머라제 농도를, RT-PCR로 말초 혈액의 hTERT(텔로머라제 역전사효소 유전자) mRNA 발현을 측정했다.

결과는 예상을 뒤집었다. 환자군의 혈청 텔로머라제 수치와 hTERT 발현 모두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p < 0.05). 다변량 분석에서도 log 변환된 텔로머라제 수치(AOR 2.12, 95% CI 1.14-5.13)와 hTERT 발현(AOR 1.79, 95% CI 1.09-3.27)은 관상동맥 병변 범위와 독립적으로 연관됐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연구팀은 만성 혈관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 반응(compensatory response) 가설을 제시했다. 동맥벽에 지속적인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이 가해지면 내피세포와 혈관 평활근세포가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텔로머라제를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높은 텔로머라제가 심장병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장이 버티려는 신호일 수 있다.

이 해석이 맞다면 텔로머라제 수치가 관상동맥질환의 중증도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연구의 표본 크기는 102명으로 작고, 텔로미어 길이 측정이 포함되지 않아 텔로머라제 증가가 실제로 텔로미어 유지에 기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과관계를 단정하려면 더 대규모의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

심장 건강과 세포 수준의 노화는 깊이 연결돼 있다. 혈압·콜레스테롤·혈당 관리, 금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 이 기본기를 지키는 것이 텔로미어를 더 오래 보전하고 만성 혈관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다.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채소와 과일 섭취도 세포 수준에서의 혈관 보호에 도움이 된다.


📖 *Elevated Serum Telomerase Level and Peripheral Blood hTERT Gene Expression in Patients with Stable Coronary Artery Disease (사례-대조군 연구, 102명)* | 논문 원문

※이 기사는 의학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