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질환

기후재난 후 만성질환 관리 위기, 모잠비크 연구 조명

기후재난 후 만성질환 관리 위기, 모잠비크 연구 조명

사이클론이 휩쓸고 간 마을에서 당뇨병 약이 떨어진 환자는 어떻게 될까? 기반시설이 무너진 진료소에서 고혈압 약을 처방받을 수 없다면? 아프리카 남동부 모잠비크는 이 같은 현실을 반복하고 있다. 해마다 강력해지는 열대성 저기압과 사이클론이 휩쓸면서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고, 이미 취약한 만성질환 환자들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제 학술지 'BMJ 글로벌 헬스'에 발표된 연구는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모잠비크의 사이클론 피해지역 5곳에서 만성질환 환자 36명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과 포커스 그룹 토론을 진행했다. 에모리대학교와 모잠비크 국립보건연구소 등이 주도한 이 질적 연구는 재난 이후 만성질환 관리의 현실을 조명했다.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만성질환 환자들은 재난 이후 자신의 질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재난 대비 계획 자체가 일반 주민의 긴급 구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참여자들은 조직 차원의 장벽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의료시설이 파괴되면서 약물 공급이 끊겼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체계가 붕괴된 것이다. 이 문제는 개인 차원, 지역사회 차원, 조직 차원, 정책 차원 등 모든 수준에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문제가 모잠비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재난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저소득·중간소득 국가들은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 재난으로 인한 급성 피해뿐 아니라 만성질환 환자들의 건강악화라는 또 다른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모잠비크에서는 이미 만성질환이 성인 사망의 주요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거기에 재난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재난 대비 및 대응 계획에 만성질환 관리 전략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추가 업무가 아니라 필수적인 보건 인프라 개선을 의미한다. 기존 보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의료 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난 발생 시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별도의 약물 비축 계획, 이동 진료소 운영, 원격의료 지원 체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 연구의 한계도 있다. 40여 명의 참여자만 포함된 질적 연구로, 전체 인구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특정 5개 지역만 조사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상황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향후 재난 대응 정책을 수립할 때 만성질환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 *모잠비크의 기후재난 후 만성질환 관리: 도전과제 및 기회 (질적 연구, 참여자 40명)* | 논문 원문

※ 이 기사는 학술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하세요.